안녕하세요. 제가 1등이 될꺼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진짜 되고나니 그저 신기하네요.
주말에 친구와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로또리치 전화를 받았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제가 1등 당첨자라는데 이번주에 로또를 못샀거든요. 진짜 당황했죠. 몇 군데 회사에 이력서 쓰고 면접도 보고 하느라 로또 살 정신이 없었거든요. 근데 하필 못 샀을 때 받은 번호가 1등이라니 황당했죠.
그때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요. 제가 엄마한테 나 이번주 면접 때문에 바쁘니까 혹시 생각나면 엄마가 사달라고 말씀드린게 생각 났어요. 그래서 로또리치 전화를 끊고 절박한 마음으로 엄마에게 전화를 했죠. 혹시 내가 번호 보내드린거 로또 샀냐고 그랬더니 엄마가 그거 니말대로 사놨다고 하시는거예요.
와~~진짜 그때 기분은 일순간에 생지옥에서 천당으로 구원받는 기분이었어요. 엄마가 천사였던거예요. 그대로 집으로 뛰어가서 번호부터 확인했죠. 1등 당첨번호가 로또용지에 그대로 찍혀있는데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시 로또리치에 전화를 걸어 저 당첨됐다고 엄마가 샀다고 이야기 하고 로또리치 담당자 분이랑 간단히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늦었지만 딱히 잠도 안오고해서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취업 준비생입니다. 졸업 전부터 열심히 여기저기 면접도 보고 이력서도 100개 이상 쓴 것 같은데 사실 아직 취업을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추석도 그렇고 올해 설날에 친척들 만나는 것도 부담스럽고 괜히 부모님께 죄송하더라고요. 제 기억에 지난 추석연휴 끝날 무렵쯤 답답한 마음에 로또리치에 가입했습니다. 젊은 놈이 성실히 일할 생각은 안하고 로또로 요행을 피운다고 욕하실지 모르겠지만 주변에 취업이 안되서 힘들어하는 선배와 동기들 투성이고 저도 취업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불안정한 시점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취업난이 정말 심각하다고 하는데 저처럼 당사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느낌은 훨씬 더 심각하고 불안합니다. 기업에서 사람을 많이 안 뽑아요. 뽑는다고 해도 경력직을 원하고 신입은 대부분 인턴이나 비정규직 밖에 없잖아요. 인턴만 여기저기서 3개월씩 해서 1년 이상 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이제 막 졸업을 앞둔 애들은 대부분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데 월급도 80~100만원, 심지어 그것도 안주는 기약 없는 인턴만 할 수도 없고 부모님이 잘 사는 애들이야 뭐 유학도 가고 여유 있게 준비하겠지만 대부분 형편이 그렇지 못하잖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 준비하면서 2등만이라도 한번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로또가 갑자기 1등에 당첨됐다니 진짜 이 기분이 뭐라 말하기 어렵네요. 눈물도 날 것 같고 그 동안 취업 때문에 불안하고 서럽고 했던 그런 마음들이 좀 터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주 당첨금 찾고 나면 집에 빚이 좀 있는데 그거 갚는데 쓸 거고 제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죠. 그러고 남은 돈은 전부 부모님께 드릴 생각입니다. 사실 정확히 따지자면 저는 사는걸 까먹었고 엄마가 사서 당첨됐으니 제 돈이 아니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아마 제가 샀어도 부모님께 드렸을꺼고요.
아들이 로또 1등 당첨됐다고 사치 부리고 노는 모습은 결코 부모님의 바램이 아닐꺼고요 저도 싫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으니 더 차분히 준비해서 올해 꼭 취업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이제는 부모님께 좀 덜 미안하고 친척들 얼굴도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건 정말 기쁘네요. 왠지 면접 볼 때도 더 자신감도 생길 것 같고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 막 사회로 나가려는 저에게 이런 큰 선물을 주신 로또리치와 특히 천사 같은 저희 엄마에게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항상 말씀 해주신 것처럼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라는 의미로 주신 기회라 생각하고 정말 성실하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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